“좋은 말 나쁜 말 들어가면서 K-1에 왔다. 일단 여기에 왔으니 한국인도 강하다는 걸 세계에 증명해 보이겠다.”
활짝 웃으며, 골리앗이 돌아왔다.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 야수 밥 샙을 2-0 판정승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일약 격투기계 고수의 반열에 올라선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0cm 155kg의 거인 밥 샙과 수박만한 주먹을 무지막지하게 주고받았던 최홍만. 얼굴 상태가 안 좋아 카메라 플래시가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환영 나온 100여명의 팬들을 향해 기꺼이 주먹을 불끈 쥐며 포즈를 취했다. 그의 얼굴은 왼쪽 뺨에 작은 반창고 하나만 붙었을 뿐 생각과 달리 멀쩡했다. “밥 샙과의 경기에서 내 맷집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 처음에는 강했는데 맞을수록 견딜 만 했다. 경기 땐 아픈 줄 몰랐다.” 얼굴의 작은 상처도 실은 글러브가 살짝 스쳐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11월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5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강타자 레미 본야스키(네덜란드)와 8강전을 치른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5kg 정도 빠졌다”는 그는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면 좋겠지만 4강이나 결승은 아직 생각도 안 한다. 본야스키와의 일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홍만은 이어 “밥 샙과의 경기 장면을 20번도 넘게 보면서 오른손 펀치와 하체가 부족하다는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홍만의 프라이드 진출에 대해 박유현 매니저는 “효도르와 같은 선수라면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참치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는 최홍만은 3~4일간 부산과 고향인 제주도를 오가며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초에 일본으로 건너가 11월 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최홍만은 28일 일본의 스포츠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밝혔다. “218cm의 튀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홍만은 “아버지는 160cm대, 어머니는 150cm 정도, 형은 170cm 수준이다. 가족들이 커야 할 부분을 내가 다 가져간 것 같아 미안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고등학교 땐 단지 춤추는 것만 좋아했다”며 “요즘엔 주위 시선 때문에 거울 앞에서 혼자 춤추곤 한다. K_1에서 이긴 뒤 추는 테크노 댄스도 취미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