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순 질병인 감기로 병ㆍ의원을 찾은 국민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외래진료비 총액의 13%에 가까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4,439만1,000명이 감기 때문에 병ㆍ의원을 찾아 7,465만9,000차례에 걸쳐 외래진료를 받았고, 진료비 총액은 1조2,992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건강보험이 지급한 외래진료비 급여 총액 10조2,573억원의 12.6%이며, 암 치료비 급여 총액 9,200억원보다 30% 이상 많은 액수다. 감기로 인한 외래진료비는 올 상반기에도 7,002억원으로 건강보험 외래진료비(5조4,561억원)의 12.8%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감기의 진료건수와 급여 청구액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다고 판단, 2002년부터 ‘감기 심사원칙’의 도입을 추진했지만 의료계와의 이견 때문에 2003년 4월 이후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전 의원은 “건강보험의 핵심 과제는 보장성을 확대하고 차상위 계층에게도 의료급여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암 치료보다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감기 외래진료를 줄이려면 감기 심사원칙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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