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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작지만 빛나는 '관객수 44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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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작지만 빛나는 '관객수 441명'

입력
200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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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종로 시네코아 극장에서 단관 개봉한 토니 타키타니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개봉일인 목요일 441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미야자와 리에 주연의 일본영화 ‘토니 타키타니’ 수입사가 보낸 보도자료다. 개봉 첫날 수만 명의 관객이 드는 영화도 있는데 관객수 441명에 기뻐하는 모습이 소박해 보이지만, 사실 ‘토니 타키타니’에게 441명은 대단한 수치다.

오락성이 높지않은 터라 많은 스크린을 잡지 못했고 대안으로 택한 단관 개봉이었는데 관객들이 외면하지 않고 극장을 찾은 것이다. 벌써 3,000여 명의 관객이 들어 부산의 CGV서면에서도 추가로 개봉하게 됐다.

‘토니 타키타니’ 외에도 최근 단관 개봉한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 달 26일 2주 예정으로 개봉한 후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다음주까지 필름포럼에서 연장 상영되고 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벌써 1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대니얼 고든 감독의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도 하이퍼텍 나다에서 단관 개봉해 약 8,000명이 관람했다. 많은 극장에 무차별적으로 내 걸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야 관객이 든다는 편견을 깨고 작은 영화의 큰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단 한 군데의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기사를 쓸 때 조금은 미안하다. 지역적 제약으로 인해 볼 수 없는 관객이 많기 때문이다. 종종 문의전화를 받는데 특히 ‘어떤 나라’의 경우 “왜 집 근처 멀티플렉스에서는 개봉하지 않느냐”는 중, 장년 독자들의 문의가 많았다. 지방에 사는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비디오나 DVD로 출시되면 보시라는 게 전부였다.

멀티플렉스가 늘어나면서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매우 쉬운 취미가 됐지만 역설적으로 작고 좋은 영화 보기는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고속버스 터미널 창구에서 “부산 제일 빨리 가는 표 주세요”라고 말하듯 그저 “제일 빨리 볼 수 있는 영화 주세요”라고 말하는 방식이 통하는, 관객 취향은 쉽게 반영되지 않는 곳이 멀티플렉스다.

흥행 기대작을 무차별적으로 걸어 놓는 멀티플렉스에서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고 단관 개봉이라는 대안을 택한 지금, 이들 작은 영화가 보여준 성과는 더욱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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