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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적십자 봉사원 대장' 김정자씨/ "돕고 싶은 마음 자꾸 생기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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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적십자 봉사원 대장' 김정자씨/ "돕고 싶은 마음 자꾸 생기는 걸"

입력
200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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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나누고 돕는 게 당연한 일인데 상을 주시니 쑥스러워요.”

큰 상을 받은 서울 하늘봉사회 총무 김정자(70) 할머니는 오히려 부끄러워했다. 김 할머니는 28일 대한적십자사(총재 한완상)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적십자사 봉사원 대축제’에서 최고 봉사상인 ‘적십자 봉사원 대장(大狀)’을 받았다.

“이웃을 돕는 게 큰 일이 아니다”라는 김 할머니의 봉사활동은 30년 가까이 이어졌다. 1976년 서울 용산적십자 부녀봉사회에 들어가 꼬박 1만4,000시간을 홀로 사는 노인과 노숙자, 저소득층, 결손가정 등 소외된 이웃과 함께 했다.

할머니는 이웃이 어려움에 처하면 열일 제쳐두고 늘 달려갔다. 2001년 7월 서울 시내를 휩쓸고 간 물 난리 때는 노구를 이끌고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살다시피 했다. 주위에서 좀 쉬라고 말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춥고 배가 고파 떨고 있는데 차마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걸요.”

봉사활동도 인이 박히면 일상이 된다는 게 할머니의 지론이다. 김 할머니는 자원봉사 1만3,000시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 등 상도 많이 탔다.

2000년에는 서울시장으로부터 ‘자랑스런 시민상’을 받았다. 상금 100만원은 몽땅 털어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열고 비인가 노인시설에도 기부했다.

고희를 맞았지만 김 할머니는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 회원 눈치 보느라 활동을 미루는 70세 이상 노인을 위해 최근 노인봉사단 ‘하늘봉사회’를 꾸렸다.

“또래 노인들을 보면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제가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젊은 가봐요.” 할머니는 상패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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