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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G12와 한국

입력
200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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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미국 워싱톤에서 열린 선진 7개국, 즉 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정례회의는 세계경제 불균형과 고유가 처방전 마련이라는 의제와 별개로 두 가지 점에서 세계의 눈길을 모았다.

우선 G7의 전신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5개국이 1985년 9월22일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만나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플라자 합의’를 발표한 지 20주년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둘째는 정례회의에 앞서 열리는 실무회담에 이른바 브릭스(BRICs) 4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초청됐다는 점에서다.

▦미국의 쌍둥이(재정ㆍ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플라자 합의’는 ‘협조 개입’이란 용어와 함께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후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는 89년까지 달러화 대비 각각 100%와 80% 이상 평가절상됐다. 하지만 합의 때만 해도 일본이 이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의 악몽에 신음할지는 누구도 예상못했다.

그렇다고 수혜자가 미국이었던 것도 아니다. 90년대 IT로 대표되는 신경제 거품 덕분에 호황을 누리긴 했으나, 소비형 성장구조의 근원적 한계로 인해 쌍둥이 적자는 2000년대 들어 다시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났다.

▦G7 재무장관 회의에 5개 신흥국이 초청된 것은 올 2월 런던 미팅에 이어 두번째다. G8(G7+1) 정상회의 회원국인 러시아도 여기선 아직 옵서버다.

이번 회의의 메시지는 “‘아시아 채권국에 의존한 미국의 소비형 성장’이 초래한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른 세력들의 협조가 없는 한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세계경제 중심의 확산이다.

실제로 신흥 5개국은 경제력에서 전 세계의 25%, 인구에서 45% 이상을 점하고 있다. 경제력 44%, 인구 12%인 G7엔 아직 뒤지지만 성장가능성은 훨씬 높다.

▦그래서 제국주의 열강의 유산을 이어받은 G7이, 신흥 강국을 포함하는 G11 혹은 G12로 공식 재편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외신은 전한다. G7 주도의 ‘2차 플라자 합의’ 기대가 무산되고 별다른 결론없이 12월 워싱턴에서 다시 모이기로 한 것도 G7의 역부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에 대해선 러브콜이 없다. 그들은 잠재성장률을 1% 끌어올려 2015년 1인당 소득 3만5,000달러의 10대 경제대국에 진입한다는 우리 정부의 야심을 모르는가 보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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