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보유주식을 계속 내다팔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22일부터 4거래일 동안 6,89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종합주가지수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신호 아니냐”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주가 추세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데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대우증권은 외국인의 대량매도 속에서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조금은 낯설지만 익숙해져야 할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한국증시의 비중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증시의 비중이 초과된 일부 펀드의 경우 지수 상승기를 노려 초과된 부분만큼 비중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장재익 연구원도 “외국인들의 투자태도가 수동적으로 바뀐 것은 포트폴리오상 추가 투자여력이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SCI와 FTSE의 한국증시 비중에 따른 외국인들의 투자 가능금액은 500억~53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데, 1998년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누적액이 50조원 가량인 점에 비춰보면 이미 대부분의 투자 가능금액이 국내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허리케인 피해와 유가급등에 따른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 ▦한국증시에서 목표수익률 달성에 따른 차익실현 등도 지적됐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증권 장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말해 향후 1년간 과거와 같은 수십 조원의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이미 글로벌 자금 대신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신규 유동성의 열쇠를 쥐게 된 만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도 “외국인 매도는 금융 운수장비 전기전자 등 단기 상승폭이 두드러진 종목에 국한되고 있다”며 “이는 단기 차익실현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한국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라며 “한국 관련 펀드로의 꾸준한 자금유입과 적립식 펀드 월말효과 등 긍정적인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주가 상승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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