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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모판, 세찬 국제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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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모판, 세찬 국제화 바람

입력
200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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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모의 도효(土俵ㆍ모래판)에 대한 외세의 침략이 거세다.

25일 끝난 가을 대회에서는 몽골 출신의 요코즈나(橫綱ㆍ천하장사)인 아사쇼류(朝靑龍ㆍ24ㆍ몽골명 돌골스렌 다그와돌지)가 우승했다. 이로써 그는 6연속 대회 우승을 달성해 일본 타이기록을 이뤘다. 다음 대회에 우승하면 불세출의 요코즈나로 불리는 다이호(大鵬)의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더욱 특이한 것은 결승 상대가 불가리아 출신의 세키와케(關脇ㆍ3번째 등급)인 고토오슈(琴歐州)란 점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로써 스모계가 미국의 ‘구로부네(黑船) 내항’ (도쿠가와 막부시절 페리 제독의 미 함대가 개항을 요구한 것), 몽골 내습에 이어 유럽의 3번째 침공을 받게 됐다고 떠들썩하다.

첫번째 침공은 1980년대부터 90년 대 초 다카미야마(高見山) 고니시키(小錦) 아케보노(曙) 등 하와이 출신 씨름꾼이 활약한 시대를 지칭한다.

현재 외국인 선수는 총 59명. 국적별로는 몽골 출신이 3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6명, 러시아 5명 순이다. 한국인도 1명(김성택ㆍ가스가오ㆍ春日王) 있다.

가장 많았던 지난해의 61명 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프로선수 자격이 주어지는 세키토리(關取)급 이상은 13명으로 가장 많다. 전체 세키토리는 70명으로 외국인은 4명에 1명 꼴이 된다.

아사쇼류의 모국인 몽골의 경우 몽골 씨름의 전통이 깊은 데다 평소 말을 탈 기회가 많아 허리와 하체가 강해 스모에 유리하다고 한다. 동유럽 선수들의 경우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들이 많다.

특히 일본인 요코즈나는 2003년 다카노하나(貴乃花)가 은퇴한 이후 배출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스모계는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80년대 고니시키가 오제키로 등극하자 일본에선 “국기(國技)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미 한번 유린당한 씨름판을 되돌리느니 차라리 국제화하자는 분위기다.

준우승한 고토오슈는 ‘스모의 베컴’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성 팬의 인기가 높다. 스모계의 지침을 정하는 요코즈나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요미우리(讀賣) 신문 회장은 올 1월 회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영국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처럼 요코즈나 오제키(大關ㆍ두 번째 등급)가 모두 외국인이 돼 우승을 겨루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자국인 우승자가 없더라도, 경기의 권위와 인기를 유지하면 된다는 것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kim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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