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재단이 과학기술부에 예산 사용내역을 부풀려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과학기술부가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백원우(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육영재단은 지난해 9억2,9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 받았다.
육영재단은 이중 9,000만원을 어린이회관 내 천체 투영기(밤하늘의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기계장치)를 교체하면서 W정밀에 상영용 소프트웨어 18개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지불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2003년 인천교육과학연구원은 W정밀로부터 동일한 용도의 상영용 소프트웨어 30개를 300만원에 구입했다. 육영재단이 개당 50배나 많은 돈을 주고 구입한 셈이다.
백 의원은 “이 소프트웨어는 W정밀이 라이센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2년 만에 폭등할 수 없다”며 “육영재단이 과기부에 제출한 사용내역서는 명백한 과다계상”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관리감독을 맡은 한국과학재단과 과기부의 무책임한 자세도 지적했다. 백 의원은 ▦육영재단이 지난해 7월 비용을 부풀려 제출한 사용내역이 과기부에 그대로 보고됐고 결산과정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된 점 ▦수억원을 들여 외국에서 구입한 천체 투영기의 설치 및 작동 여부를 한국과학재단의 해당부서가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백 의원은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과기부 보조금 전반에 대한 조사하고, 올해에도 과기부 예산 10억2,800만원을 지원 받은 육영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과학재단 관계자는 “과학기술진흥기금 규정상 현장 확인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서류 검토만으로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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