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의 납 함량이 평균 국산의 3배에 이르고, 심지어 5배에 이른 예까지 있다는 조사 결과에 머리가 쭈뼛해진다. 김치 오염은 다른 어떤 식품의 오염보다 심각한 문제다. 세계에 한국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알려온 상징이기도 하거니와 당장 한끼도 거르기 어려운 기본 반찬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인터넷을 통해 팔리고 있는 중국산 김치 10종의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납이 최대 0.57ppm, 평균 0.30ppm 검출됐다. 이는 2003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조사한 국산 김치의 평균 납 함량 0.11ppm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국산 김치의 납 오염은 서울ㆍ경기 지역 음식점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 마당이어서 더욱 그 충격이 크다. 매식을 피할 수 없는 도시 생활의 특성상 많은 국민이 중국산 김치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납은 수은이나 카드뮴과 함께 지독한 공해병을 부르는 중금속이다. 체내에 축적되기 쉽고, 일정량에 이르면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치명적 손상을 부른다. 태아에게 끼치는 악영향도 확인돼 있다.
그런데도 배추나 소금 등 개별 재료의 경우에는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으나 완제품 김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조차 없다니 국민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안전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규격검사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당국의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수입 단계보다 중국 현지의 수출 전단계에서 철저한 품질관리 체제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지난 번 중국산 활어류나 그 가공품의 발암성 물질 오염이 확인됐을 때 충분히 지적됐다. 같은 중국산 김치도 일본과 한국에 수출되는 것이 다른 현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국내 수입업자들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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