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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취임/“사법부 잘못된 과거사 자체조사후 사과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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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취임/“사법부 잘못된 과거사 자체조사후 사과할것”

입력
2005.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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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은 26일 “과거 사법권 행사의 문제점과 판결경향을 자체 조사한 뒤 (잘못된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법부 과거사에 언급, “국회 인준 후 유신시대 판결 몇 건을 볼 일이 있었는데, 국민에게 과거 암울했던 시대(의 사법부 과오)에 대해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법부 수장이 과거사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기는 처음이어서 향후 조치가 주목된다.

이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도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사법부는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인권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다”며 “저를 포함한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국민께 끼쳐드린 심려와 상처에 대해 가슴깊이 반성하면서 엄숙한 마음으로 사법부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사 해결방안에 대해 “재심을 통해 법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을 것”이라면서도 “재심은 재판에 관한 문제이고 그 사유가 법에 정해져 있어 지금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행정처 송무국 등 행정라인을 통해 (과거 문제된 사건의) 판결 경향을 조사하고, 경찰청이나 국정원 등이 진상규명을 하고 있는 사건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자료를 받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추가적인 (사과)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법원 진상규명위원회 구성과 같은 방식의 과거사조사에 대해서는 “법적 안정성과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집행유예나 보석 등으로 쉽게 풀려난다는 비난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들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를 조사해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은 전향적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 회부하는 체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상철 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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