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성적 폭언 파문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성적 폭언의 당사자가 주 의원이 아니고 대구지검의 C검사라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증인은 칵테일바 여사장 H씨의 전 직장 선배로 사건 당일 우연히 이 업소를 찾은 이모(39)씨.
이씨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C검사가 성적 폭언을 했다”면서 “C검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내용을 정리하면, 주 의원 등이 자리를 떠난 뒤 C검사가 계산대로 가서 H씨에게 “XXX 한 번 하자, 너 처녀냐, 얼마면 주면 되느냐”고 모욕적인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H씨가 “10억원”이라고 받아넘기자 C검사가 “너 10억원 미만 주는 남자와 자면 구속시킨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를 처음 보도한 오마이뉴스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C검사 등 당사자들이 계속 거짓말을 할 경우 H씨가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말이 사실일 경우 이번 파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C검사는 성적 폭언뿐만 아니라 진실을 은폐한 점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주 의원이 완전히 면피되는 것은 아니다. 성적 폭언을 하지 않았지만 바에 들어갔을 때 술자리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친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주 의원 본인은 “대접을 하기 위해 모시고 간 동료 의원들에게 미안해 큰소리를 했다”고 해명하지만, 주변의 증언은 다르다.
H씨는 사건 다음날인 23일 기자들에게 “주 의원이 준비 부족을 질타하며 계속 폭언을 퍼부었다”고 밝힌 바 있어 주 의원이 성적 발언을 하지않았다 해도 폭언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논란이 계속 확산되자 검찰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김종빈 검찰총장의 조사 지시가 있었다”면서 “대구지검이 일단 자체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진상조사는 우선 피해당사자인 H씨와 종업원 2명,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씨와 다른 손님 등 1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예정. H씨는 파문이 확산되자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으나 검찰의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면 전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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