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화 장세에 적극 대비하라.’
기관의 유동성이 증시를 지배하는 기관화 장세가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드디어 1,200선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대량 매도로 지수를 20포인트 이상 끌어내린 외국인들은 26일에도 순매도를 지속했지만, 투신권에서 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돼 23일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이처럼 증시가 기관 유동성으로 지지되는 상황에서는 조정 기미가 보일 때마다 실적호전주나 저평가 우량주, 배당주 등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투자증권 김완규 연구원은 26일 “저금리ㆍ저물가 기조가 정착되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이익과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낮아져 자산 성격이 저축성 예금에서 간접투자상품으로 바뀌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기능을 상실했던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다시 살아나면서 증시에서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구축하는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기관의 매수기반 강화가 고령화와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과 맞물려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기관의 투자성격에 맞는 주식에 장기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은 어떤 것일까. 김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관은 이달 들어 22일까지 7,3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 주로 사들인 종목은 ▦정보기술(IT) 운수장비 금융 등 이익모멘텀 강화가 예상되는 업종의 대표주 ▦실적호전주 ▦저평가 가치주 ▦배당 관련주 등이었다.
따라서 연말까지 지난 주말과 같은 조정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마이크론 등 기관선호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환골탈태 턴어라운드주’와 ‘중소형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턴어라운드주는 적자 상태에 있다가 실적이 개선돼 흑자 전환하는 기업이나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기업을 말하는데, 이런 기업은 향후 2~3년간 주가가 수배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유망한 턴어라운드주로는 업황 호전이 지속되는 원일특강 세원물산 동원산업, 사업다각화를 진행 중인 프로텍 대창단조 좋은사람들, 구조조정에 성공한 지코 진도 SIMPAC 등이 지목됐다.
저평가된 중소형 실적호전주도 장기 보유할 경우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기관선호 종목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4년간 기업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데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남스틸 금강철강 등 11개 종목을 추천했다.
연말을 겨냥한 배당투자도 기관투자자의 주요 관심사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과거 3년간 배당지수가 4ㆍ4분기와 1ㆍ4분기에 상승세를 보였고 최근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에 직면한 만큼 배당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의견이 ‘시장수익률 상회’ 이상이면서 최근 2년간 배당을 실시했고 올해 3.5%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한국가스공사 에스에프에이 성신양회 LG상사 대원강업 GS홀딩스 한라공조 하나은행 대덕전자 등을 꼽았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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