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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먹히는 '靑 사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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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먹히는 '靑 사칭'

입력
2005.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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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청와대 보좌관을 사칭, 호텔 경매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챙긴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서울 M호텔 전 회장 김모(53)씨를 구속하고 이 호텔 전 부사장 이모(51)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9월께 충남 아산시 G호텔 커피숍에서 건축업자 고모(53ㆍ여)씨에게 자신을 청와대 비밀특별보좌관 겸 호텔 소유주로 소개한 뒤 “충남 P호텔 경매에 80억원을 투자하면 청와대에서 압력을 넣어 낮은 가격으로 낙찰 받은 뒤 되파는 방법으로 150억원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로비자금 등의 명목으로 18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대통령과 호형호제한다. 청와대 경호실장, 대법관, 검찰고위직 등 9명으로 구성된 구인회의 일원으로 경매사업을 하고 있다”며 위세를 과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를 믿게 하기 위해 임시 거주지인 충남 대천 모 아파트 거실에 전직 대통령들과 서울시장에게서 받은 표창장과 위촉장, 감사장 등을 전시해두었다.

경찰은 이씨가 자신이 경영하던 호텔의 부도로 생긴 빚 26억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모의했다고 설명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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