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전국을 돌며 100억원 대의 문화재를 훔쳐온 전문 절도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문화재 절도 사건 중 최대 규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6일 전국을 돌며 60회에 걸쳐 100억원 상당의 문화재를 상습적으로 훔친 안모(45)씨 등 5명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로부터 물건을 받아 유통시킨 골동품상 김모(43)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기모(47)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2년 5월 경북 봉화군의 한 묘지에서 1억5,000만원 상당의 무인석 2개를 훔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남양주시 김해 김씨의 묘지에 세워진 1억원 상당의 문관석 2개를 훔치는 등 2000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5년간 60차례에 걸쳐 98억1,200여만원 상당의 문화재를 훔친 혐의다. 이들은 올해 3월 경기 안성시의 박모씨 주택에 침입, 동자석 등 10개를 훔쳤다. 동자석 등 10개의 피해액은 총 50억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문화재 절도 전과가 다수 있고 골동품가게를 운영하던 이들은 주로 4~6명이 함께 다니면서 문관석 동자석 무인석 등 묘지 주변의 비석을 닥치는 대로 훔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묘지 주변에 인적이 드물고 관리가 허술해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않는 점을 이용, 강원 경북 경기 충북 전북 전남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밤에는 물론, 낮에도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9년 7월 경북 포항시 조씨의 상여집에서 1억6,000만원 상당의 상여목 조각 인형 16개를 훔친 것을 비롯해 10여 차례에 걸쳐 개인 소장 문화재 100여 점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문화재는 대부분 비지정 문화재지만 왕으로부터 하사 받는 등 단 하나뿐인 물건들이 많아 값으로 따지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훔친 문화재의 유통 경로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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