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비 업체인 미국 어바이어사의 덕 가드너 부사장이 최근 월드컵 트로피인 피파(FIFA) 컵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의 공식 직함은 월드컵 프로그램 총괄 부사장이지만 보통 ‘피파컵 대사’로 통한다. 그의 곁에는 항상 피파컵이 있기 때문이다.
가드너 부사장은 2006년 독일 월드컵대회 공식 후원업체인 어바이어사에서 월드컵 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 대회기간 동안 관계자들과 언론이 원활하게 월드컵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인터넷을 비롯한 유무선 통신을 책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그의 또다른 비밀 임무는 바로 피파컵과 함께 전 세계를 돌며 독일 월드컵 대회를 홍보하는 것이다. 피파컵의 안전을 위해 그의 방문은 극비리에 이뤄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사전에 허락한 나라에서만 언론에 피파컵을 공개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의 방문 사실조차 모르게 진행된다.
한국 방문도 마찬가지다. 피파컵 언론 공개를 위한 중국 방문에 앞서 어바이어사 관계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들른 한국에서 그는 피파컵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만큼 피파컵의 경호도 철저하다. 비행기에서는 특별 금고에 보관되며 착륙 후에는 전용차량과 함께 경호원들이 철통 같은 경비를 한다.
통신업체인 AT&T, 루슨트테크놀로지를 거쳐 1992년부터 어바이어사에서 일한 가드너 부사장이 피파컵 대사를 맡게 된 것은 2000년 홍콩에 거주할 때 월드컵 대회 컨설팅을 맡은 것이 인연이 됐다.
그는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때 어바이어가 공식 후원사를 맡게 되면서 방문했다”며 “한일 월드컵대회 통신 지원을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에 독일 월드컵 대회 후원업체에 선정된 만큼 한일 월드컵 대회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을 거쳐 피파에서 선정한 다른 몇몇 국가를 방문, 독일 월드컵 대회를 홍보할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피파컵과 함께 어바이어사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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