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리타가 휩쓸고 간 미국 텍사스주 동부와 루이지애나주 경계부근 해안지역은 리타 상륙 하루가 지난 25일(현지시간)까지도 강풍 및 호우, 도시 침수 등 국지적인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까지 일대의 약 100만 가구가 정전됐고 리타 진로상의 도시 2~3곳에서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리타는 상륙 당시 이미 3등급 허리케인으로 약화한데 이어 열대폭풍으로 급격히 세력이 떨어져 우려했던 추가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초 최고 100피트(30m) 수준의 폭풍해일이 우려됐던 루이지애나 해안에도 보통 때의 큰 물결 보다 4~6피트 정도 높은 평균 15피트(4.5m) 정도의 비교적 순한 폭풍해일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7개 정유공장이 밀집, 하루 23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휴스턴 정유시설은 리타의 직접적 타격을 피했고, 4개 정유공장에서 하루 170만배럴을 정제하는 포트-아서 등에서도 심각한 피해는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카트리나로 큰 재앙을 입었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리타의 영향으로 9번 구역 제방이 다시 무너지면서 해당 지역 일부가 평균 2.4m 침수되는 등 복구작업에 지장을 초래했다.
특히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22일까지만 해도 집과 가게의 진흙을 걷어내며 복구작업에 나섰으나 제방 붕괴 소식이 전해지자 “복구의 꿈도 물 속에 잠기게 됐다”며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군공병단은 해당 지역 배수에 또다시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해당 지역을 뺀 대부분 뉴올리언스는 추가 피해가 없다”고 확인했다.
루이지애나 남서부의 몇몇 군 단위 지역에서는 24일 밤 리타 상륙 직후 동반한 강풍과 시간당 100mm를 넘는 호우로 보트를 이용한 주민 구조활동이 중단되면서 약 1,000명의 거주민이 침수 지역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캐터린 블랑코 루이지애나주지사는 “일요일 날이 밝는대로 구조작업을 재개할 것”이라며 “강제 소개령을 따르지 않은 주민 1,000여명 정도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4일 콜로라도주 공군기지에서 피해상황을 체크하고 비상대책팀을 지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비상대책본부에서 리타 상륙상황을 보고 받은 뒤 “대피한 주민들이 성급하게 고향집으로 돌아오려 해선 안된다”며 주민들에게 비상대피령 준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25일부터는 휴스턴 등지로 돌아오는 고속도로가 귀환 주민들의 차량으로 정체를 빚기 시작했다.
리타로 인한 직접적 인명피해는 미시시피주에서 강풍에 휩쓸린 차량에 치어 사망한 1명이 전부. 그러나 텍사스주 해안도시 갤버스턴에서는 리타 상륙에 대비해 90%의 주민이 대피한 가운데 중심가에서 23일 밤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건물 3곳이 불타고 강풍에 불길이 사방으로 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피난길에 오른 한 요양원 노인들을 태운 버스에서 불이나 24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황성락 미주한국일보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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