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논란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폭언 파문은 주 의원이 국회 법사위의 대구지검 국정감사(22일) 후 동료 의원, 간부 검사들과 술을 마시다가 술집 여주인 등에게 성적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 주 의원은 25일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폭언자를 대구지검 C검사를 지목했고 C검사는 이를 부인했다. 당시 술자리 동석자들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1. 주 의원은 욕설했나
주 의원은 22일 밤 11시께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 검사들과 함께 평소 친분 있는 H씨가 운영하는 대구 모호텔 바에 갔다. 하지만 술자리가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았고 이를 본 주 의원이 “XX, 이거 너무 하는 것 아냐”라고 거칠게 말했다. 주 의원은 “이는 특정인을 향한 욕이 아니고 손님을 모시고 간 입장이라 미안해서 과장되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폭언이 없었고, “나이도 많으면서 비싸게 굴지 마라” “2차 가려면 얼마면 되느냐”는 문제의 성적 욕설은 하지 않았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2. 누가 문제의 욕설을 했나
주 의원은 “문제의 욕설은 제3의 인물이 했다”면서 동석했던 C검사를 지목했다. 밤 12시께 술자리가 파하고 의원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주 의원도 다른 약속 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검사 몇 명이 술자리에 남아있었고 술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C검사와 술집 주인 H씨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욕설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C검사는 “추태를 부린 당사자로 지목된 것은 억울하다”며 부인했다. C검사는 당시 욕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당시 상황은 다들 취해서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다음날 계산 여부도 확인하기 위해 여사장을 만났는데 내가 욕설했다면 사장이 만나줬겠느냐”고 반문했다.
3. 누구 말이 진실인가
주 의원과 C검사의 말이 엇갈리고 파문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진상규명이 불가피하다. 폭언을 당한 술집 주인 H씨가 밝히면 전후관계가 명확해진다. 문제는 술집 영업을 해야 하는 H씨가 사실을 곧이곧대로 얘기할 수 있겠느냐 이다. 그래서 검찰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검 감찰부 관계자도 “조만간 대구지검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구태로 지적돼온 감사기관과 피감기관의 술자리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 의원은 “지역 국감을 나가면 해당지역 의원이 다른 의원을 대접한다”면서 “검사들은 학연 지연 등으로 합석했다”고 해명했으나 술자리 접대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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