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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으로 끝난 '한탕' 헛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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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으로 끝난 '한탕' 헛된 꿈

입력
2005.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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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경정 경륜 등에 빠져 ‘한탕의 꿈’을 좇다 돈을 탕진한 가장이 끝내 살인을 저질러 경찰에 구속됐다.

50대 여성 상품권 할인업자를 유인해 살해, 암매장한 혐의로 25일 구속된 박모(42)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사업체를 꾸려나가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인천 계양구에 작지만 아담한 아파트도 마련해 두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지난해 초 친구에게 사업과 관련된 사기를 당하면서 가게가 망해 버렸고, 실의에 빠진 박씨는 2, 3년전부터 취미로 해 오던 경마 등에 푹 빠져들게 됐다.

박씨는 차에 옷과 소지품을 아예 싣고 찜질방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1년여 동안 경마장 등을 드나들었다. 박씨는 본전만 건지면 그만두겠다고 다짐했으나 ‘한탕’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돈을 따기는커녕 친지와 지인들에게 빌리고 사채까지 얻어 베팅했던 8,000여만원을 모두 날려 버렸다.

두 자녀와 함께 가계를 꾸려가던 아내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보금자리인 아파트를 처분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을 차리려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지인들과 사채업자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던 박씨는 또 한번의 ‘한탕’을 생각하게 됐고, 평소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닌다고 소문이 난 상품권 할인업자를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박씨는 지난 1일 부천시내 모 대형할인점 부근에서 만난 서모(50ㆍ여)씨를 상품권을 많이 팔아주겠다며 꾀어 인천 계양구의 한 공터로 데려가 살해, 암매장했다. 박씨가 서씨에게서 빼앗은 돈은 186만원 불과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돈만 뺏을 생각이었지만 피해자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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