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에 휘몰아친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 열풍은 중국 최고위층의 안방까지 파고 들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최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장금을 보시느냐”는 질문을 받고 “매번 보지는 못한다”고 답했다고 배석했던 한 의원이 23일 밝혔다.
양측은 곧 이어 한류와 한풍(漢風)을 화제에 올렸으며, 후 주석은 가끔 대장금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후 주석은 2002년에도 당시 중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사랑이 뭐길래’를 시청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최근 사석에서“집 사람이 한국 드라마를 매일 즐겨봐 나도 안 볼 수가 없다”며 대장금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의 다른 고위간부도 “대장금을 즐겨본다, 중국인 1억명이 매일 한국드라마를 보는데 내가 안 볼 수 있겠느냐”며 공식 자리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베이징에 주재했던 한국의 고위 당국자는 이임 인사차 중국 정보기관장을 만났는데 이 인사도 회동시간 내내 대장금을 화제에 올리며 극의 문제점을 비평까지 해 놀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문화부 대변지격인 중국 문화보는 “대장금은 한국의 역사, 복식, 음식문화 및 민족적 자강(自强 )정신을 보여줘 한국의 세계화 보증수표가 됐다”고 평했다.
중국청년보도 “중국인 모두가 대장금을 사랑한다. 낭만적인 사람들은 러브스토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자들은 의지의 꿈을, 미식가들은 음식에 빠진다”면서 “중국인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꿈을 만들고, 잃어버린 사회의 미를 찾고 있다”고 극찬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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