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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저출산 시대,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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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저출산 시대, 위기를 기회로

입력
2005.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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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짧았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지만 사상 최고치 주가를 갱신하는 주식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이와 더불어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경제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우리나라의 2003년도 합계출산율 1.19명은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의 4.53명과 비교할 때 방치하기에는 무척 우려스러운 수치이다. 이미 전남지역은 인구감소가 시작되었으며 국가 전체적으로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인구감소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는 인구 감소를 ‘IT 혁명이 가져온 충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사회변화’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인구 감소는 경제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기에 지진과도 같다. 자칫 소비 위축, 생산성 저하 등으로 경제가 치명적인 구조적 불황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버산업 등 새 시장 열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미리 이에 대한 적절한 준비만 한다면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금융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여 투기성 부동산 시장의 몰락과 금융업의 폭발적 발전이 전망된다. 또한, 기존 고유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다양한 신산업이 창출되는 비즈니스의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스포츠 기업인 미즈노사는 노인용 게임·놀이기구의 매출이 스포츠 부문을 앞지르고 있으며 응급 구호 성격의 홈헬퍼 기능이 결합한 케어택시 서비스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인구감소 시대에 대비하여 좀 더 근본적인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1990년까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요소별 기여도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자본과 노동의 기여율이 각각 67% 및 19%로 전체의 86%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술혁신 등에 의한 총 요소 생산성의 기여율은 14%에 그치고 있다.

반면에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기술혁신 등의 기여율이 약 7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이미 기술혁신형 경제체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출산 현상에 당면한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혁신주도형 경제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술혁신 인프라 조성 및 창의성과 유연성을 갖춘 혁신형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으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잡아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참여정부 들어 역점을 두고 있는 국가기술혁신체계(NIS) 및 지역혁신체계(RIS) 구축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음으로, 창의성 있는 지식노동자를 지속적으로 육성하여야 한다. 경영학자 허즈버그는 졸업 후 7년 정도면 활용 가능한 지식이 반감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포드자동차는 현장 기술의 수명을 2년으로 보고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수요 중심의 평생학습체계를 조속히 구축하여야 함을 알 수 있다.

●선진국형 경제 혁신을

마지막으로 민간의 프런티어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하고 싶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요소별 기여율의 변화에 따라 기존 산업의 틀에서는 수익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민간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무한한 신개념의 지식 서비스를 발굴하고 투자하여야 한다.

‘기업가란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해체하는 사람’이라는 경제학의 대가 슘페터의 명언은 결국 미래의 부가가치 창출은 기업가의 창의적 혁신 마인드로부터 비롯됨을 시사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당면 위기를 선진국과의 경제 격차를 줄이는 기회로 활용하자.

유희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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