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병원 중환자실이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필수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재희(한나라당) 의원이 입수해 23일 밝힌 보건복지부의 ‘중환자실 등급화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필수의료장비를 설치하지 않은 중환자 실도 적지 않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현행 의료법(32조)과 의료법 시행규칙(28조 2항)에 따르면 중환자실은 침상마다 ▦중앙공급식 의료가스시설 ▦심전도모니터 ▦침습적 동맥혈압모니터 ▦맥박산소계측기 ▦지속적 수액주입기 등 총 5개의 의료장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가 전국 413곳의 종합전문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설치된 어른ㆍ어린이 중환자실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흡 곤란 환자에게 산소나 압축공기를 주입하거나 가래 등 호흡기에 쌓인 노폐물 제거에 쓰이는 중앙공급식 의료 가스시설을 침상마다 1개 이상 갖춘 중환자실은 242곳(58.6%)에 그쳤다. 심지어 중앙공급식 의료가스시설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중환자실도 101곳(24.5%)에 달했다.
심장상태와 혈압, 맥박, 호흡수 등 환자상태를 종합 기록하는 심전도모니터를 모두 갖춘 중환자실은 110곳(26.6%),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하기 위해 손가락에 설치하는 맥박산소 계측기를 전부 갖춘 중환자실은 57곳(13.8%)뿐이었다. 중환자실 40곳(9.7%)은 아예 맥박산소계측기가 없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더 열악해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 87곳 중 ▦중앙공급식 의료가스시설의 경우 45곳(51.7%) ▦심전도 모니터 14곳(16.1%) ▦침습적 동맥혈압모니터 3곳(3.4%) ▦맥박 산소계측기 15곳(17.2%) ▦지속적 수액주입기 59곳(67.8%)만이 완비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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