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방송위원회의 2004년 ‘방송 평가’ 중 ‘경영 효율성’ 항목에서 0점을 받아 42개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경영 실적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일부 보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항목에서 0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33개에 달하는 평가 항목 가운데 한 항목만을 떼어 ‘꼴찌 경영’ ‘빵점 경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왜곡 보도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방송위도, 자료를 공개한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측도 다르지 않다.
‘방송 평가’는 방송위가 방송사의 재허가 추천 또는 재승인 등에 반영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방송 평가 규칙’에 따르면 내용 350점, 편성 350점, 운영 300점 등 총점 1,000점으로 매겨진다.
이 중 경영과 관련된 운영 영역은 경영 효율성 외에도 인적 자원 개발, 프로그램 제작 투자, 내부 거래의 공정성 등 12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가 된 경영 효율성은 노동 생산성(1인당 평균 인건비 대비 부가가치), 자본 생산성(총자본 대비 부가 가치)을 따져 각 15점씩 총 30점으로 평가한 것으로, 경상 손실이 발생한 경우 0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즉 KBS는 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해 638억원의 적자를 내 0점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로 ‘경영 실적 최하위’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 의원측이 방송위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2004년 ‘방송 평가’ 자료에 따르면 KBS의 운영 영역 총점은 212.50점으로, 42개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SBS 228.75점, MBC 218.75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또 3개 영역 총점에서는 KBS 1TV가 838.29점(2TV는 777.09)으로, EBS(875.4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MBC는 810.60점, SBS는 785.68점이었다.
물론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이 대규모 적자를 내 경영 효율성에서 0점을 받은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방송위 관계자는 “공영방송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곳이 아닌 만큼 노동 생산성 등을 따지는 경영 효율성이 민영 방송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효율성만 부각해 ‘꼴찌 경영’으로 단정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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