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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실용ㆍ이색강의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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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실용ㆍ이색강의 '붐'

입력
200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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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 톡톡 튀는 ‘이색강의’ 붐이 일고 있다. 교과서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이 아닌 실생활과 밀접한 트랜드 중심의 강의가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대학들이 앞 다퉈 이색강의를 개설하고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려대는 ‘포도주개론’과 ‘부모되기 교육’, ‘생활과 패션’ 등 다양하고 색다른 교양강의로 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포도주개론은 생명과학부 박원목 교수가 몇 년 전 외국에 있을 때 한 모임에서 와인 이름을 몰라 망신을 당했던 ‘아픈 사연’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개설된 이 강의는 학생들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이번 학기엔 600명의 학생이 몰리면서 모두 4강좌가 개설됐다.

강의 내용은 포도 품종과 포도주 종류, 세계의 포도주 산지, 포도주 선택법 및 제조법 등 포도주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으며 학기 마지막 시간엔 유명 산지의 와인 4종류를 직접 시음하며 식사매너를 익히는 순서도 마련돼 있다. 박 교수는 “외국 대학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와인강의가 개설돼 있었다”며 “글로벌시대에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국제 교양언어”라고 설명했다.

‘부모 되기 교육’ 강의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임신과 분만, 수유 등 자녀 양육법을 배우며 미래의 부모 역할을 미리 연습해보는 역할 강의다. 420명 수강생 중 남학생 비율이 40%나 된다. 특히 교제 중인 캠퍼스 커플이 함께 듣는 ‘커플강좌’로도 유명하다.

체형에 따른 의복연출과 채색, 액세서리, 코디네이션 등을 배우며 패션감각을 익히는 ‘생활과 패션’도 수강정원을 초과한 인기강좌다. 전문 코디네이터와 디자이너를 초빙해 특강을 갖는 시간도 마련돼 있어 패션리더로의 변신을 꿈꾸는 고대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대에는 1학년을 대상으로 수강인원 10명 안팎의 면접식 밀착 강의 형태인 ‘프레시맨 세미나’(Freshman Seminar)’가 돋보인다.

이중 남학생 6명, 여학생 6명으로 수강인원을 제한한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는 참사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전한 이성교제관 확립을 돕는 ‘연애학’ 세미나.

교수와 학생이 각자의 연애경험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연애경험 유무와 강의를 통해 얻고 싶은 점 등을 이메일로 보낸 학생 중 수강생을 뽑는 선발방식도 독특하다. 또 ‘한국 주식시장의 역할과 추세의 이해’는 홈트레이딩 시스템 등 주식 투자방법을 익히는 생활밀착형 강의다.

이밖에 성균관대는 ‘속기학’이 이모티콘과 축약어 등 빠른 의사소통을 선호하는 신세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외대는 운전면허와 여권을 포함한 각종 행정서류를 직접 발급 받으며 행정관청의 서비스 내용을 점검해보는 ‘현대사회와 행정’이 이색강의로 학생들 사이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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