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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근태 1월 대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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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근태 1월 대충돌?

입력
200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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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에 정동영(DY)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GT) 보건복지부 장관의 ‘1월 대충돌’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창당 이래 최악’이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두 대권주자의 진검 승부가 최상의 흥행카드라는 점 때문이다.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한 사람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안팎의 위기감을 감안하면 1월 충돌설은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 시나리오의 골자는 내년 1월에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 두 사람이 당권에 도전함으로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지방선거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사실상 차기 대선의 전초전인 만큼 새 지도부가 2~3월께로 예정된 공천작업부터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 근저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깔려 있다. 현 상태로는 10월 재보선의 패배가 확실시되고 결국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급격한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을 방문중인 문희상 의장도 23일 “지금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당에서는 “더 이상 대리인을 내세우지 말고 대주주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DY와 GT의 측근들도 1월 충돌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DY의 한 핵심측근은 “10월 재보선 결과에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피하다”며 “DY가 직접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DY의 조기복귀를 주장해온 한 의원은 “6자회담 타결로 주가가 최고치에 이른 지금 복귀해 원외라는 핸디캡을 당권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GT도 당을 생각한다면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GT의 핵심측근으로 통하는 한 재야파 의원은 “연말ㆍ연초가 되면 지도체제 개편 문제가 불거질 텐데 GT는 나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DY와의 양자대결이 이뤄지면 당도 살아나고 지방선거에서도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측근 의원은 “당권경쟁에서 밀릴 경우 부담이 크겠지만 대권 욕심에 당을 망가뜨릴 수는 없는 일 아니냐는 게 GT의 생각”이라며 당권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다른 계파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이 나오고 있다.

한 친노직계 의원은 “DY와 GT의 복귀가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관료 출신의 한 의원은 “우리당에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맞설 간판스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DY진영이나 GT진영에서 부정적인 입장도 없진 않다. DY의 측근이자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초선의원은 “지금 상태로는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추락하는 민심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면서 “두 사람이 지방선거 이전에 당에 복귀하면 상처만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귀 시점을 최대한 미뤄야 한다는 것이다.

재야파의 핵심인 한 386 의원도 “원외인 DY와 달리 GT는 급할 게 없다”며 “국민연금법 개정,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돌아와야 명분이 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1월 충돌설이 현실화할 경우 오히려 당내 분란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DY와 GT의 당권경쟁은 결국 의원들에게 줄세우기를 강요함으로써 당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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