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영(66) 대법원장이 23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아직도 법원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풍토가 이 땅에 확고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권 독립을 통한 법의 지배’라는 이념 실현을 위해 사법부 구성원은 헌신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의 노력만으로 사법부 신뢰가 구축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최근 여론이나 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재판의 권위에 도전하고 폄하하려는 행동이 자주 생겨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판사들에게 외부로부터의 독립 못지않게 자의적ㆍ주관적 가치관과 사상에 치우치지 않는 내적 독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 내내 점심을 혼자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불필요한 청탁이나 유혹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지만 사회의 흐름을 읽는 통로를 스스로 막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와 법조일원화 등 많은 사법개혁 과제를 본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년 이상 지지부진하던 과제들이 2003년 법원 주도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정리되기 시작해 현재 속속 입법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자발적 의지보다 당시 대법관 인사파동 등 안팎의 개혁 요구에 밀려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은 26일 취임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