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고객은 수수하면서도 정이 많고, 강남 고객은 세련됐지만 깍쟁이에요.”
롯데백화점 명품관에서 최우량 고객(VVIP)들의 쇼핑을 돕고있는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 양유진(44ㆍ사진) 매니저. 6개월 전 에비뉴엘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그는 10여년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판매원과 퍼스널 쇼퍼로 일했다. 그 때문에 양 매니저는 요즘 강남 고객과 다른 강북 고객들의 특성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양 매니저에 따르면 그를 주로 찾는 고객은 강남ㆍ북 두 지역 모두 50~60대 주부 손님들이다. 하지만 강남 고객과 강북 고객은 손톱 모양부터 다르다. 강남 고객의 손톱은 대부분 잘 손질돼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반면, 강북 고객은 대부분 맨 손톱인 경우가 많다. 양 매니저는 “강남 고객은 가사보다는 취미 등 여가활동을 즐기는데 반해 강북 고객들은 가사 일을 직접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북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외에는 관심이 없는 반면, 강남 고객들은 다양한 브랜드를 알고 있고 유행에 민감한 것이 특징이다. 양 매니저는 “그래서 나보다 명품 브랜드와 유행 트렌드를 더 잘 아는 강남 고객보다는 강북 고객에게 퍼스널 쇼퍼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쇼핑 시간대도 다르다. 강남 고객들은 주로 주말에 쇼핑을 즐기는데 반해, 강북 고객들은 주말에는 백화점을 찾지 않는다. 가족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강북 고객들 가운데는 쇼핑을 하다가도 남편이나 자녀가 직장이나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강남ㆍ북 고객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두 지역 고객 모두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사가면서도 1~2만원을 깎거나 사은품으로 주는 상품권을 챙기는 데는 민감하다. 하지만 강북 고객은 할인 혜택을 받거나 상품권을 받으면 이를 백화점 직원들에게 간식을 사주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강남 고객들은 고스란히 챙겨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하루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에비뉴엘의 고객 가운데 80% 이상이 강북 고객이다. 이 중 쇼핑 때마다 양 매니저의 도움을 받는 고객은 30~50명으로, 이들의 1회 평균 구매액은 500만~700만원에 달한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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