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남의 한 피부관리실에서 피부박피시술을 받은 A(38ㆍ여)씨는 얼굴이 가렵고 부쩍 따가운데다 엄지손톱만한 물집까지 생겼다. 병원 검사결과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었다. A씨가 시술할 때 사용한 크림은 1999년 수은함량초과로 수입정지 처분을 받기 전까지 강남 등지에서 유행했던 중국산 박피크림이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2일 강남 오피스텔 등에 피부관리실을 차려 놓고 중상류층 주부들을 상대로 수은이 함유된 중국산 박피크림을 들여와 신종 크림으로 속여 팔고 이용해 무면허 박피시술까지 해온 윤모(37ㆍ여)씨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 피부관리실 운영자 김모(49ㆍ여)씨와 화장품 밀수업자 등 31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6월부터 중국산 크림 411통을 1통당 1만3,000원에 구입해 용기만 바꾼 뒤 피부관리실 등에 팔아 올 8월까지 1억1,7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또 윤씨 등은 가정집에서 자신이 직접 박피시술까지 해 피해자만 수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부상의 시술 대상자를 상대로 피해사실을 조사 중이지만 자신의 피해사실을 숨기는 이들이 많아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씨는 중국산과 미국산 크림을 단순 혼합해 냉동크림이라고 속여 강남 일대 피부관리실에 6년간 공급해 온 혐의도 받고 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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