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중국에서 일어난 끔찍한 교통사고 장면을 여과없이 반복적으로 방송해 물의를 빚고 있다.
‘뉴스데스크’는 21일 ‘신호무시 참극’이란 제목의 주중특파원 보도에서 중국 정부가 만연한 무단횡단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취지로 최근 공개한 교통사고 장면을 내보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교차로에서 무단횡단 하다 자동차에 치여 날아가는 장면, 미니버스가 행인 2명을 치고 그대로 그 위를 지나가는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탄 것. 더욱이 MBC는 이 끔찍한 영상을 보도 내내 수 차례 반복해 보여줘 충격을 더했다.
보도가 나간 뒤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박모씨는 “아무리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지만 밤 10시까지는 청소년 보호 시간대인데 사고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은 너무하다”고 했고 황보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보았는데…경각심이 아니라 MBC에 대한 거부감이 앞섰다”고 지적했다. 김모씨는 “임산부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장면이다. 상식도, 생각도 없는 시청률 제일주의에 구토가 난다”고 질타했다.
MBC 보도국도 문제를 일부 인정했다. 보도국 관계자는 “22일 오전 회의에서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공개한 영상이어서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반복 편집은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이기현 연구1팀장은 “사고 장면이 클로즈업 된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 보호 시간대이자 가장 많은 인구가 TV를 접하는 종합뉴스 시간에 끔찍한 사고 현장을 그대로 노출한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면서 “선정성을 벗지 못한 TV 보도저널리즘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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