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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軍기지 평택이전/ (하) 對中 전초기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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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軍기지 평택이전/ (하) 對中 전초기지 되나

입력
200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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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9ㆍ11테러 이후 급변한 안보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주둔군 재배치(GPRㆍGlobal Posture Review)계획과 조직을 첨단ㆍ기동사단 체제로 전환하는 군사변환(Military Transformation)계획을 입안해 추진 중이다.

점증하는 주둔지 반발움직임을 감안해 기지를 축소ㆍ재편하는 대신, 작지만 강한 기동부대를 만들어 미군의 분쟁지역 개입능력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반도의 경우 이는 평택 미군기지에 주요부대를 집중하는 형태로 가시화하고 있다. 하지만 평택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신개념 부대의 활동범위가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 확대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반도 안보에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군 개편 평택 미군기지로 집중되는 주한미군의 전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2011년을 목표로 이전을 추진 중인 미2사단과 오산공군기지의 7공군이 개편되는 동북아공군전투사령부.

미2사단은 미군의 군사변환계획에 따라 이미 미래형전투사단(UExㆍUnit of Empolyment-x)으로의 개편을 시작했다. 군단 지휘부와 사단 지휘부의 중간규모인 UEx는 보병 항공 기갑 등 화력과 기동성을 강화한 실제전투부대(UAㆍUnit of Action)를 지휘하게 된다. 개편된 미2사단에 배속되는 중무장전투여단의 경우 전차ㆍ포병ㆍ정보부대를 통합해 기존의 사단급 화력을 갖추게 된다.

주한미군 측은 “미2사단 개편은 미군의 군사변환이 세계 처음으로 적용된다는 의미가 있고 2011년까지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면 유사시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권에서 벗어나 최고의 전력을 유지한 상태로 대북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공군전투사는 미 공군이 추진 중인 전세계 9개 공군전투사 창설 계획의 일부이다. 아시아ㆍ태평양사령부 아래에는 오산과 괌에 공군전투사가 들어선다.

오산의 미7공군사령부는 이미 남북한은 물론, 중국 동ㆍ북부와 러시아 극동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전역항공통제센터(TACC)를 운용하고 있다. 미7공군사가 전투사로 개편되면 유사시 증원되는 미 육ㆍ해ㆍ공군과의 통합작전 역량이 배가될 전망이다.

평택기지 위상변화

미2사단 UEx와 동북아공군전투사가 평택 미군기지에 집중되면서 동북아지역 차원에서 평택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커지게 된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 미 고위인사들도 “주한미군은 더 이상 단일목적으로 한반도에 주둔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휴전선 일대 10대 군사임무를 한국군에 넘기고 북한 장사정포 사정권에서 벗어난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는 한국군에게 맡기고 지역방위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한반도가 동북아지역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오래 전부터 “미국이 한국영토를 출격기지로 사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주한미군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월 산둥(山東)반도에서 러시아와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벌인 것도 동북아지역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이 강화하는 움직임을 겨냥한 대응조치라는 분석이다.

한국정부 대응

정부는 주한미군의 지역기동군화 문제를 전략적 유연성으로 개념화하고 한미 양국간 협상테이블인 한미안보정책구상(SPI)에서 논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3월 공사 졸업식에서 “우리 국민이 동북아지역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주한미군의 지역군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전략적 유연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협상의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게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미군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GPR과 군사변환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략적 유연성의 개념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밖으로 투입될 때 우리정부와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사전협의제도’를 카드로 준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주일미군과 사전협의채널을 가동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도리어 미군의 역외활동에 면죄부를 주는 쪽으로 제도가 변질됐다.

서재정 코넬대 정치학과 교수는 “주한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지휘통제권을 환수받아 독자적 작전계획을 수립ㆍ집행하지 못하는 한 한국군은 미군의 변화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 서해안 일대 패트리어트 부대 집중

주한미군은 지난해 광주에 패트리어트 최신형 미사일 ‘PAC_3’와 구형 ‘PAC_2’로 구성된 부대를 배치하면서 광주 미 공군기지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두 48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배치돼 있던 오산 수원 군산 미 공군기지에 2003년 중순 ‘PAC_3’를 추가배치하면서도 비슷한 논리를 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일련의 움직임을 “미군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지역 차원의 미사일방어체제(MDㆍ장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 구축작업”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한반도가 MD체제에 편입될 경우 주변국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지역갈등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부대가 한반도 서해안 일대에 집중되는 것은 평택 군산 광주가 MD벨트화하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동북아공군전투사령부가 배치되는 것까지 고려할 때 미군은 서해안 일대를 MD벨트로 묶어 미 공군의 동북아지역 발진기지로 만들려 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해군이 제주에 건설을 추진 중인 화순항도 MD 구축 논란에 휩싸였다. 화순항이 건설되면 미 해군의 항공모함은 물론,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스탠다드미사일_3(SM_3)를 장착한 이지스함들이 정박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화순항이 해상MD의 전초기지가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의 MD 편입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미군과의 MD 공동개발ㆍ연구에 동의했지만 한반도는 전략ㆍ경제적으로 의미가 없고 MD의 정확도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미 주한미군의 MD체제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정곤기자

■ 주일미군도 변화 중

미군의 해외주둔군 재배치(GPR)계획에 따라 주일미군기지도 변화 중이다. 주일미군은 현재도 7함대와 신속전개 3해병원정군을 갖춘 동북아지역 최강 전력이며 GPR 완료 이후에는 전력투사근거지(PPH)로 더욱 강해진다.

주일미군은 유사시 한반도, 어쩌면 중국과 대만 양안에 투입될 수도 있는 증원군이라는 점에서 동북아지역 질서와 관련해 의미가 크다.

특히 해ㆍ공군 위주의 주일미군에서 육군 기능을 강화하는 변화가 눈에 띈다. 미군은 동북아지역 신속전개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미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의 1군단사령부를 그대로 또는 미래형전투사단(UEx) 형태로 개편해 자마(子馬)기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일본 측과 협의 중이다. 1군단 이전에 따라 육군 중심인 주한미군의 기능이 약화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한다.

미 해병대원의 소녀 성폭행사건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 오키나와(沖繩)기지 반환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미군은 이전 의지가 없다.

키티호크 항모와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순양함, 구축함 등으로 구성된 7함대도 전력손실 없이 그대로 남게 되며 3개 비행단을 갖고 있는 5공군도 막강 전력을 유지한다.

올해 말로 재편이 끝나면 주일미군은 동북아지역 기동군의 핵심 허브기지로 바뀐다. 주한미군과 달리 주일미군은 병력수가 더 증강된다는 말도 있다. 이로써 주일미군은 한반도는 물론, 중동 아프리카의 분쟁지역에까지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일본 사회에서는 강고한 “미일동맹을 감안할 때 적절한 기능변환”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양안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저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는 마당에 주일미군이 양안분쟁에까지 개입한다면 일본에도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과 참여정부의 고민이 같은 셈이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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