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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뢰 저버린 전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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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뢰 저버린 전북지사

입력
200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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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이 ‘선거인단 바꿔치기’로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주지법은 선거인단 명부를 바꿔치기 한 당시 강현욱 후보의 선거캠프 홍보기획실장 이모씨 등 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검찰의 구형량(2년6월) 보다 훨씬 많은 4년 형을 선고를 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참뜻을 왜곡한 것은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도민들은 자유당시절 3ㆍ15 부정선거를 떠올렸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즉각 강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바꿔치기’ 된 선거인단 접수증이 196장이며 경선에서 강 후보가 이긴 표는 35표여서 부정이 없었으면 강 지사는 ‘탄생’되지 못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 지사는 판결 후 행정부지사를 통해 “이 사건은 선거 종사자들이 개인적으로 한 짓”이라며 부하들의 탓으로 돌리고, “앞으로 주변 신상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전북생활문화대전’ 개막행사를 위해 22일 출국해 버렸다.

시민단체들은 거듭 집회를 갖고 강 지사의 정계 은퇴까지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강 지사 퇴진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서명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도덕적 기반을 상실한 강 지사는 더 이상 전북도정을 이끌 수 없다. 새만금간척사업과 방사선폐기물처리장 군산 유치 등 전북의 미래를 가늠할 대형 국책사업을 신뢰를 상실한 지사가 어떻게 진두지휘를 할 수 있겠는가.

강 지사는 하루빨리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무엇이 자유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참뜻을 회복하고 실추된 도민들의 명예를 지키는 길인지 알아야 한다.

최수학 사회부 차장대우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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