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차원적인 업무 협조냐, 아니면 갈등이냐.’
최근 경제성장률과 세제개편 등 재정경제부 고유 업무에 대해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의 ‘구두 개입’이 부쩍 늘어나면서, 변 장관의 ‘광폭(廣幅) 언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 장관은 14일 열린우리당의 소주세율 인상 철회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한데 이어 21일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8%에 머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내년 예상되는 세수부족에 대비해 공기업 주식매각과 탈루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성장률 전망, 세율 조정, 공기업 주식매각, 세수확보 등은 재경부의 소관업무로, 이런 사안에 대해 다른 부처 장관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과천 관가에서는 변 장관의 행보에 대해 두 갈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한덕수 경제부총리와 변 장관이 고도의 업무 협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주세율 인상 철회 등 여당의 공세를 막기 위해 두 부처의 공동전선이 필요했으며, 변 장관이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발표한 것도 재경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변 장관이 한 부총리에 대해 전임 이헌재 부총리보다 중량감을 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본다면 한 부총리가 변 장관의 발언에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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