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거침없는 상승을 거듭하며 사상 최고치 돌파 2주 만에 1,200포인트를 눈앞에 뒀다.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 60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목표지수를 1,200포인트 정도로 잡았던 국내외 증권사들이 앞 다퉈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21일 올 연말 목표지수를 1,350포인트로 수정 제시했다. 1,350은 현재 8~9배인 주가수익비율(PER)을 10배 수준으로 높여 적용한 수치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가 주가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이번 상승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재평가 과정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북핵 6자회담의 평화적 타결로 증시의 상승 추세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목표지수를 종전 1,220포인트에서 1,280포인트로 올렸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현 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3ㆍ4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부담이 완화할 전망”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 전망을 고려, 기존 경기민감주 중심의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목표지수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과거 종합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 때마다 한국 증시의 ‘비중축소’를 외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UBS증권은 “한국 증시가 여러 측면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반면, 주식의 공급물량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향후 1년 간 종합지수 목표치를 1,200포인트에서 1,400포인트로 올렸다.
지난 7월 향후 1년 목표치를 1,200선으로 높였던 JP모건도 최근 목표지수를 1,200~1,300선으로 다시 조정하고 ‘비중축소’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높였다.
특히 대표적 비관론자였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유동원 상무조차 “2008년 말이면 한국 증시가 재평가 과정을 거쳐 2,0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쳐 시장을 놀라게 했다.
유 상무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 증시가 2,000포인트까지 간다는 대세 상승론은 허황된 것”이라며 꾸준히 차익 실현을 주장해왔다.
이 같은 목표지수 상향러시는 일차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 열풍에 따른 기관화 장세와 우량주 품귀현상 등 풍부한 ‘유동성’, 경기와 기업실적의 회복세 전환 등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현재 국내 시장은 기술적으로 보면 과열권에 진입해 서서히 속도조절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탄탄한 수급여건을 감안할 때 급락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상승 각도를 낮추는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따라서 기관의 풍부한 유동성이 집중되는 저가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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