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서양화가 김선(56)씨가 8년 만에 ‘선(鮮)의 선(線)’이라는 주제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오랜만에 접한 김씨의 작업은 과거의 복잡하고 화려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흰색의 여백을 두고 점과 선으로만 구성된 지극히 단순하고 절제된 그림들이다. 강원 홍천으로 옮겨 작업하기 시작한 2001년부터 작품이 단순해졌다. “삶의 복잡한 감정들이 적막한 자연 속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걸러지더라”고 했다.
그의 선들은 미리 정교하게 위치와 효과를 계산해서 그린 것이 아니다. 무의식 속에서 손이 가는 대로 그냥 둔 결과다. 빠르고 날렵한 움직임 가운데 춤을 추는 듯 보인다. 이 동적인 느낌 사이 사이에 정적인 느낌의 색동점들을 찍었다. 이 둘은 충돌하는 듯, 조화를 이루는 듯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공생한다.
반복되는 선과 점에서 그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것 없습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람들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처럼 저는 그림에 대해 생각할 뿐이지요. 그림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거든요. 그저 보는 사람들에게 ‘이런 것도 그림이 되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던질 뿐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그러했듯 혼자 묻고 답하는 식으로, 그렇게 끊임없는 의문 속에 앞으로도 답이 없고 끝이 없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27일까지. (02)730-1020.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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