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월 초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주가는 조정다운 조정 한번 거치지 않은 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더니 어느 새 1,2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가 상승세의 배경과 국내 증시의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추세는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증시 강세는 단순한 일회성 반짝 장세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체질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나타난 지속성 상승 측면이 강하다. 한국시장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성숙돼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경쟁과 구조조정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과거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 및 이익창출 능력이 개선됐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능력도 보다 강화했다.
증시 자체의 변화도 적지 않았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변동성이 낮아졌다. 또 주식이 장기투자 대상으로 자리잡고 적립식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풍부해졌다.
과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994년과는 기본토대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94년은 연 8%대 고도 성장이 지속되면서 성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과잉이었다. 주식시장 역시 개인투자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등 변동성이 컸고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19배에 달할 정도였다.
근본적인 토대 변화 외에도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은 적지 않다. 현재 주식시장의 PER은 10배 수준에 그칠 정도로 저평가된 상태라 향후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18%대에 그치고 있는 국내 기관들의 주식보유 비중도 조만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30%대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돌발 변수가 없다면 단기적으로 1,260포인트 이상의 주가 상승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 방향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 올 하반기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간접투자를 선택하거나 마음에 두고 있는 우량기업 주식을 사 두는 게 바람직하다.
하반기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면 정보기술(IT) 금융 내수소비 기업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건설 등 실적호전이 이어질 업종에도 관심이 필요할 듯 하다.
투자유망 종목은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NHN 신세계 국민은행 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기아차의 경우 자동차업계 재평가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높고, 삼성전자는 효과적인 제품구성을 갖추고 있어 IT경기가 호전될 경우 유리하다.
NHN은 비즈니스 모델의 매력적인 확대가 점쳐지고, 신세계는 하반기 이후 투자 회수기에 진입한다는 게 매력적이다. 국민은행은 향후 금융권 구조변화 때 대표적인 수혜가 예상되며, 삼성엔지니어링은 2006년부터 실적호전이 기대된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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