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맞먹는 초대형 허리케인 ‘리타’가 다시 미 남부 해안을 강타할 기세여서 카트리나 참사로 신음하는 남부 지역에 또다시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
21일 오전 최대풍속 2175km의 4등급 허리케인으로까지 발달한 ‘리타’의 본토 상륙을 앞두고 미 연방 정부는 만반의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카트리나와 똑같은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리타는 23일께 텍사스주 갤버스턴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 등 루이지애나주도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늑장대처 비난이 쏟아졌던 카트리나 재앙 당시와 달리 리타 상륙에 앞서 피해 예상지역의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일 5번째로 카트리나 재해 지역 시찰에 나선 가운데 뉴올리언스의 아이우오 짐마호 선상에서 리타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플로리다 텍사스 등 리타 피해 예상 지역에 대피용 항공기와 버스를 대기시키고, 구조팀과 구호식량도 준비했다. 멕시코만 연안 주민들에게는 자발적으로 대피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갤버스턴 시 당국은 20일 의료기관 및 보호시설의 환자 및 의료진부터 소개시키고 21일부터는 주민들도 강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카트리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올리언스는 4주 만의 블록버스터급 허리케인 재출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고 물 빼기 작업에 한창이었으나, 복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리타가 들이닥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 공병대는 “카트리나로 인해 파괴된 제방을 복구하기는 했어도 강수량 15㎝, 높이 3~3.5m의 파도까지 밖에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올리언스는 19일부터 주민들을 복귀시키려던 계획을 연기하고, 시내에 있는 주민들에게도 소개령을 내렸다. 피해 복구를 위해 루이지애나주에 파견됐던 텍사스 주방위군 1,000여명은 리타 내습 소식에 다시 텍사스로 돌아갔다.
물난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카트리나 이재민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휴스턴의 수용시설에 머물던 이재민 1,100여명은 아칸소주로 제2의 대피길에 올랐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리타의 피해가 예상되는 텍사스주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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