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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北核타결 이후/ 6자회담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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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北核타결 이후/ 6자회담 뒷얘기

입력
200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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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공동성명을 낳는데 성공한 4차 2단계 6자 회담은 팽팽한 대치, 반전이 연속된 과정이었다는 게 회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회담 후 흘러나오는 뒷얘기들은 회담에 임했던 각측의 입장과 계산은 물론 공동성명 이행의 전망도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11월 5차 회담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주 달리는 기차

회담이 개막된 13일부터 16일 공동성명 초안이 나오기까지 “북한과 미국은 마주 달리는 기차였고 이 때문에 회담장 분위기도 사뭇 험악했다”고 회담 관계자들은 전했다.

경수로를 지어주어야 한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경수로 논의의 전제조차 수용 못하겠다던 크리스토퍼 힐 미 차관보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심지어 16일 공동성명 초안을 낸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조차 우리측에 “전체회의를 중지하거나 연기하자”며 “한국측은 절충을 끌어낼 자신이 있느냐”고 되물으며 자신 없는 표정이었다.

▦철저히 카드를 숨긴 북미

북미간에 평행선만 달리는 대치가 지속되자 15일 송민순 차관보는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자”며 강공을 폈다. 경수로의 ‘경’자도 꺼내지 말라던 미국으로서는 불쾌했다. 개인적으로 관계가 돈독한 힐 차관보와 송 차관보는 이 일로 한때 서로 얼굴까지 붉혔다는 후문이다.

16일 진통 끝에 중재안과 유사한 공동성명 초안이 나왔지만 여전히 북미 양측의 반응은 싸늘했다. 북측은 모든 핵을 폐기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했고 미국은 경수로 문제가 삽입된 데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상황은 반기문 외교부장관이 18일 뉴욕에서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3차례 접촉하면서 반전됐다. 물론 미국의 입장 선회는 회담 전부터 이미 어느 정도 준비된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언론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대북강경입장을 밝히면서도 막판 반전 카드로 경수로 카드를 준비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마지막 고집

18일 밤 초안을 받기로 입장을 수정한 미국은 공동성명 발표일인 19일 오전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미측은 전체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공동성명 2조의 표현 가운데 ‘평화공존’을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로 바꾸기를 희망했다.

‘평화공존’은 냉전 시대의 공산주의 용어인 만큼 다른 표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문제의 표현은 미국이 요구한 대로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로 수정됐다.

한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앞으로 남은 부시 미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동안 버티기로 작심했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면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협상은 무용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는 것.

이런 김 위원장의 마음이 움직인 것은 6월10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 결과였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회담 결과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을 쓴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베이징=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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