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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민당-사민당 '대연정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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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민당-사민당 '대연정 회동'

입력
200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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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는데 실패한 독일의 양대 정당이 전격적으로 회동을 결정,‘대연정’의 물꼬가 트였다.

AP통신은 20일 사민당 관계자를 인용,“기민-기사련과 사민당이 22일 연정 협상을 위해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당은 목요일의 회동에 앞서 각각의 파트너인 자민당과 녹색당을 21일에 만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연정 파트너와의 사전조율로 풀이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20일 “힘있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당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선거 전보다 한층 유연해진 모습을 보였다. 양당의 중진들도 이를 반겼다. 사민당 소속인 오토 쉴리 내무장관은 “나침반의 바늘이 대연정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기사련 소속인 권터 벡슈타인 바이에른주 내무장관도 “선거 결과에 비추어 대연정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때 슈뢰더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기민-기사련 당수가 제3의 인물을 총리로 미는 방안도 떠올랐다. 하지만 메르켈 당수는 20일 당내 신임투표에서 98%가 넘는 지지를 얻으며 선거 결과에 따른 지도력 논란을 잠재워 향후 연정 협상을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다시 장악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다른 형태의 연정 모색이 활발한 것이 사실이다. 기민-기사련의 볼프강 쇼이블레 전 당수는 녹색당을 기민-기사련, 자민당의 연정에 끌어들이는 ‘흑-황-녹 연정’(일명 자메이카 연정)을 공개 제의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당수도 “의회에서 좌파가 다수가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메이카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녹색당은 “연정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의 환경 정책 기조를 바꿀 수는 없다”며 원전건설을 지지하는 기민-기사련과 거리를 둘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는 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스카 라퐁텐이 이끄는 좌파연합이 총리투표에서 결정권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10월18일까지 총리가 나오지 못하면 연방하원에서 세 차례까지 추가 총리후보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좌파연합의 지지기반인 구 동독 주민들 사이에서 사민당의 우경화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만 기민-기사련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그들 나름대로 “최악보다는 덜 나쁜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좌파연합이 가세할 경우 의회 내의 좌파세력은 과반수가 넘는 51.1%를 획득해 슈뢰더 총리의 재집권도 가능해진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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