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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새삶" 노숙인들 책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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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새삶" 노숙인들 책들었다

입력
200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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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을 위한 인문학과정이 처음으로 개설됐다.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는 21일 서울 용산구 갈월동 지원센터 3층에서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입학식을 가졌다. 노숙인을 위해 마련된 이 과정에 입학한 박민환(가명)씨는 입학식에서 “정말 공부하고 싶었다”며 “나 자신을 진지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술 냄새를 풍기며 지하도에서 쭈그리고 자던 노숙인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100여명의 입학식 참석자들은 이제 ‘학생’이 된 노숙인 20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릴 때마다 힘찬 박수를 보냈다. 앞서 축사를 한 정철범 성공회 서울교구장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 과정에 지원한 노숙인은 모두 40여명. 면접시험과 심리검사를 통해 선발된 20명이 학생으로 최종 선발됐다. 이들은 이날 입학식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주3회 철학 작문 역사 예술사 등 인문학 수업을 받게 된다.

성균관대 철학과 우기동 교수, 도서평론가 최준영씨, 미술평론가 김종길씨 등이 강의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앞으로 센터에서 생활하며 방역과 하수도 청소 등 공공근로 활동에도 참여, 자활의 의지를 불태울 예정이다.

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은 “건강한 철학과 내부성찰이 있어야 노숙인들도 스스로 변할 수 있다”며 “6개월간의 기초인문강좌가 이들에게 삶의 의지를 북돋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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