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 시작 이후 세운상가 재개발지역의 지가가 평균 50% 상승하는 등 “청계천 복원이 ‘도심 재생’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계획설계연구부의 임희지 부연구위원은 20일 “청계천 복원사업이 주변 재개발사업을 촉진하면서 천변 건축물의 전반적인 건축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임씨에 따르면 2003년 7월을 전후한 2003년 4월과 2004년 4월 세운상가 재개발지역의 땅값은 간선 가로변을 중심으로 평당 평균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평균 50% 이상 상승했다.
임씨는 조사에서 지가로 활용한 ‘거래 가능 지가’는 공시지가와 호가 등을 감안해 실거래가에 최대한 가깝게 추정한 수치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왕십리 뉴타운지역은 간선가로변을 중심으로 평당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2배나 올랐고, 이는 지난해 후반기 이후 그대로 유지되면서 안정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임씨는 밝혔다.
또 재개발지역과 연접한 지역의 지가 상승세도 비슷한 양상으로, 관수동 지역의 경우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평당 3,9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45%, 약간 떨어진 돈의동ㆍ인현동 지역은 30% 상승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매매가는 2002년 9월과 2004년 9월을 비교할 때 행당동 대림아파트가 평당 1,000만원에서 1,080만원으로 8%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청계천과 접한 청계벽산아파트, 마장동 현대아파트는 평당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2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강남 테헤란로 지역의 지가 상승률은 20%였다. 가격 반영이 늦은 오피스 임대료의 경우도 같은 기간에 태평로, 종로, 을지로변에서는 변화가 없었으나 청계천변의 삼일빌딩, 한화빌딩, 파이낸스센터는 약 5% 이상 상승했다.
청계천 주변 재개발 미시행 지역의 토지거래 건수도 세운ㆍ대림상가 주변, 황학동 재개발구역, 왕십리ㆍ교남 뉴타운, 청진구역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는 “1980년대 이후 방치됐던 청계천 주변에서의 재개발사업은 투기를 부추기기도 했지만 도심 재생과 산업 활성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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