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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월드] '원천기술'이 한국 먹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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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진의 IT월드] '원천기술'이 한국 먹여 살린다

입력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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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하나가 10년을 먹여 살린다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이 안겨주는 풍요함 때문인지 이맘 때면 마음마저 넉넉해진다. 최근 정보기술(IT) 산업에서도 온 국민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소식이 들렸다.

김현탁 박사팀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에도 전류가 흐른다’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56년간 증명하지 못했던 물리학의 난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한 뜻깊은 일이다.

무엇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반도체를 작게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귀걸이형 휴대폰’ ‘두루마리형 모니터’ 등 신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깊다.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상용화하면 최소 100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만큼 경제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원천기술과 같은 획기적인 기술, 즉 10년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기술개발이야말로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분야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며 12년째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반도체산업도 1992년 일본을 누르고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반도체 개발의 주역들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IT한국을 이끌어 왔다.

반도체에서 쌓은 기술력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상용화에 뒷받침이 돼 통신 후발국이었던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강국으로 부상하게 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4대 중 1대는 한국산이라는 휴대폰 산업의 경우도 반도체에서 쌓은 기술력과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기술이 주춧돌이 됐다.

이처럼 우수한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신화를 만들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높인다. 특히 다가올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파급 효과와 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제 원천기술에서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다. 모 그룹 회장이 ‘천재 한 사람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한 것처럼 ‘원천기술 하나가 10년을 먹여 살린다’는 시대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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