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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슈뢰더, 최후에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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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슈뢰더, 최후에 웃을까

입력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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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61) 독일 총리는 9ㆍ18 총선에서 기민-기사련에게 제1당의 자리를 내줬지만 마치 승리자처럼 행세하고 있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달변으로 20% 포인트 이상 뒤쳐진 당초의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고 34.3%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야당의 정권 획득을 일단 저지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총선 직후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제스처는 일부 언론으로부터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까지 샀을 정도다.

AFP통신은 향후 연정협상에서 발휘될 슈뢰더의 정치력 등을 거론하며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슈뢰더 총리가 3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뢰더 총리는 주의회 선거에서 참패하자 올 5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며 남은 임기 1년을 반납하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했다. 1998년 총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며 사민당 주도의 정부를 꾸린 지 7년 만에 11%를 넘긴 실업률과 경기둔화 등에 따라 민심이 등을 돌리자 타고난 정치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한 것이다.

그는 기민-기사련 당수 앙겔라 메르켈(51)이 소득세 인하와 부가세 인상을 골자로 야심차게 제시한 세금정책을 맹공하며 만회를 시작했다. 메르켈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 슈뢰더 총리는 서민 부담을 늘리는 부가세 인상은 물론 노조의 협상능력을 저하시키는 어떤 조치도 반대한다고 맞섰다.

슈뢰더 총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영ㆍ미식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며 부가세 인상 대신 오히려 부자들의 소득에 중과세하는 부유세 도입을 주장함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였다.

슈뢰더 총리가 향후 연정 협상에서 어떤 ‘마술’을 일궈낼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최대의 잠재적 우군으로 꼽히는 자민당 측은 일단 사민당과의 제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대연정을 포함한 모든 연정 협상에서 그가 다시 한 번 놀라운 ‘역전극’을 일궈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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