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5년 만에 웹게임 시장 1위에 올랐습니다.”
NHN의 일본법인 NHN재팬을 맡고 있는 천양현(39) 사장에게 올해는 2000년 일본 진출 이후 가장 바빴던 한 해로 기록될 것같다.
지난해말 게임포털 한게임을 일본 웹게임 시장 1위 자리에 등극시킨 이후 올해 6월 일본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커뮤니티 서비스 ‘쿠루루’로 이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마작’, ‘대부호’ 등 120여종의 미니 게임을 제공하는 일본 한게임(www.hangame.co.jp)은 지난해말 현지 회원 1,400만명,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해 일본의 인터넷 전문 월간지 ‘야후 인터넷 가이드’ 12월호에서 ‘올해의 엔터테인먼트 베스트 사이트 1위’로 선정됐다. 천 사장은 “NHN재팬에 입사한 이래 가장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게이오(慶應)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정책미디어 석사 학위를 받은 천 사장이 NHN재팬에 몸담은 것은 한국의 한게임을 설립한 김범수 한국NHN 공동대표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인연 때문이었다.
2000년 9월 한게임재팬 설립과 동시에 대표를 맡은 그는 2003년 한게임재팬이 네이버재팬과 합병해 NHN재팬으로 재출발한 뒤에는 NHN재팬 대표를 맡았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게임 성향이 너무 달라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천 사장은 “일본인들은 온라인에서 경쟁하고 대결하는 게임을 싫어하는 대신 혼자 즐기거나 여럿이 함께 하더라도 협력하는 형태의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성을 파악한 천 사장은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미니 게임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웹게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올해는 이를 커뮤니티 서비스 ‘쿠루루’에 적용할 계획이다. 쿠루루는 한국의 블로그와 미니 홈피를 섞어놓은 성격의 개인 커뮤니티 서비스. 일본인들은 55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쿠루루에서 친구를 사귀고 40만개 이상의 동호회를 만들어 사이버 활동을 한다.
여기에 천 사장은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쿠루루용 아이템을 개발해 상용화하는데 성공, 매일 4만2,000개 이상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최고의 히트작은 쿠루루에서만 볼 수 있는 ‘아바가차’ 상품이다.
아바타를 일본의 뽑기형 상품인 ‘가차퐁’과 결합시킨 ‘아바가차’는 사이버머니를 지불하면 실제 뽑기 게임처럼 무작위로 아바타가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이다.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 천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인터넷 기업이 취업 희망 기업 100위 안에 드는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만큼 인터넷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NHN재팬의 직원은 300여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80%가 일본인들이다. 그는 “앞으로 NHN재팬을 일본인들의 입사 희망 기업 10위 안에 들도록 만드는게 꿈”이라며 “한국인들이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기업인 만큼 일본인들이 인정해주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쿄=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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