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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거장들 "음악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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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거장들 "음악은 청춘"

입력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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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을 넘긴 노장 슈퍼스타들이 한꺼번에 돌아왔다. 롤링스톤스, 폴 매카트니, 에릭 클랩튼. 흰 머리와 주름 진 얼굴은 잊어버리자. 눈을 감고 음악에만 귀를 기울이면 전혀 낡지않은 팽팽한 감각이 느껴진다.

롤링스톤스의 새 앨범 ‘A Biggerbang’ 은 스튜디오 앨범으로는 무려 8년 만이다. 1964년 데뷔 멤버 중 믹 재거(62), 키스 리차드(57), 찰리 워츠(64) 등 3명이 한 밴드로 새 앨범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16 수록곡의 총 연주시간이 72년 앨범 ‘Exile on main street’(18곡) 이래 가장 길다는 사실도 놀랍다.

앨범 구상은 워츠가 후두암 투병을 시작하던 지난 해 가을. 재거와 리차드는 병마와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듯 정력적으로 곡을 써냈다. 밴드는 ‘넌 진짜 예쁘고 똑똑해.

그래서 날 상심케 했어.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야’(Street of love)나 ‘네가 없으니 여긴 진짜 쓸쓸해. 여기로 와줘. 그리고 날 달콤하게 다뤄줘’(This place is empty) 등 감미로운 가사의 록앤롤을 여전히 싱싱하게 연주한다.

폴 매카트니는 느긋한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2001년 ‘Driving rain’을 낸 이후 26세 연하 모델과의 재혼, 미국순회공연, 슈퍼 볼 하프타임쇼 등으로 공사다망한 시간들을 보냈다. 원맨 밴드 앨범 ‘The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 에서 그는 최고의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과시한다.

“하룻밤 사이에 넘버 원 히트곡 10곡도 만들 수 있다”는 장담이 허장성세만은 아니었다.

로커빌리 스타일의 ‘Promise to you’, 비틀스 스타일의 상큼한 건반 리프가 인상적인 ‘Friends to go’, 라틴 리듬을 응용한 ‘Certain softness’ 비틀스 시절의 명곡 ‘Blackbird’를 의식한 언플러그드 곡 ‘Jenny wren’,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소품 ‘Englist tea’ 까지 녹슬지 않은 재능을 과시한다.

에릭 클랩튼도 4년 만의 신보 ‘Back home’을 통해 예의 관록의 연주를 펼쳐보인다.

가스펠풍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Love don’t love everybody’, 모타운 레이블의 복고적인 사운드를 듣는 듯한 ‘One track mind’, 자신의 본향이 블루스 임을 재확인시키는 ‘Lost and found’까지 곡들은 여전히 경이롭다. 아내까지 공유했던 비틀스 멤버 고 조지 해리슨의 곡 ‘Llove comes to everyone’은 앨범의 보너스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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