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가 깜짝 맞대결을 펼쳤지만 두 선수 모두 승리의 기회와 패전의 위기를 오가다 결국 승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6승과 4연승을 노리던 김선우는 20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2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11안타(4볼넷)의 뭇매를 두들겨 맞으며 7실점했다. 불펜으로 강등된 박찬호는 3회 1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2와3분의2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했지만 선발 합류를 기대하기엔 다소 미흡한 투구였다. 김선우는 1안타 2타점의 정교한 타격 솜씨를 뽐냈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대혼전이었고, 두 선수 역시 덩달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느라 식은땀깨나 흘렸다. 제구력 난조로 2회 홈런 2방을 얻어맞는 등 3회까지 5실점한 김선우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던 건, 얄궂게도 박찬호 덕이었다. 4-5로 뒤진 3회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김선우는 구원 등판한 박찬호의 3구째를 잘 받아 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박찬호는 4회에 1실점하며 콜로라도에 5-6으로 역전을 허용했고, 패전을 고민하던 김선우는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선우의 기쁨도 잠시. 김선우는 박빙의 1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6회 2사에 상대팀의 마크 로레타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의 7-6 리드. 승리의 여신이 박찬호에게 발길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웃음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박찬호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루디 세아네스가 곧바로 콜로라도에 동점을 내준 것이다. 결국 경기는 9회 터진 칼릴 그린의 솔로포에 힘입어 샌디에이고의 8-7승리로 갈무리됐다.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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