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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파티의 흥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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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파티의 흥을 깨라?

입력
200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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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얘기대로 ‘부동산의 시대’가 정말 끝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식의 시대’가 열린 것은 대체로 맞는 것 같다. 고유가와 시장금리 상승의 파괴력도 치솟는 주가 앞에선 왜소해 보인다. 차제에 수 백조원의 부동자금이 ‘생산적 산업자금화’할 수 있도록 주식투자에 세제혜택을 주고 시장규제도 풀자는 주장이 증시뿐 아니라 업계, 정치권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나라 전체로 볼 때 부동산보다 주식이 ‘선(善)한 투자게임’임엔 틀림없다. 주식은 값이 오르면 투자자는 돈을 벌지만, 그렇다고 투자 안 한 사람이 손해보지는 않는다. 그냥 ‘배아픔’을 느낄 정도다. 그러나 부동산은 값이 오르면 보유자는 이익을 누리는 대신 비보유자(무주택자)가 손해를 본다. 집 장만은 어려워지고 세(貰)는 비싸진다. 같은 자산투자라도 부동산과 주식은 게임의 결과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주가 상승도 마냥 즐길 파티는 아니다. 더구나 ‘증시자금=생산적 자금’이란 등식은 지금의 한국경제 상황에선 거짓 명제다. 증시 유입자금은 기업이 활용할 때 비로소 산업자금이 되는데, 올 1~8월 기업들이 공개ㆍ증자로 조달한 돈은 1년전보다 42%나 감소했다. 적어도 지금 같은 ‘투자 빙하기’에 주식시장 유입자금을 ‘생산적 자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외국인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은 아닐는지….

주식은 부동산에 대한 ‘상대선(善)’일 뿐 ‘절대선’은 아니다. 투자리스크는 덮어둔 채 ‘산업자금’이란 이름으로 돈을 증시로 유혹하고, 그 미끼로 특혜까지 달라고 떼쓰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젠 이런 문제에 대해 누군가가 경고할 때도 됐는데, ‘파티의 흥을 깨는(party pooper)’의 악역은 아무래도 중앙은행이 맡아야 할 것 같다

이성철 경제부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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