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기민-기사련이 근소한 차이로 제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 또다시 연정을 둘러싼 정파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해졌다.
독일 공영 ARD 방송의 19일 잠정 집계에 따르면 기민-기사련은 전체 603석 중 225석을 얻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222석)을 3석 차이로 제치고 제1당으로 올라섰다. 기민-기사련의 득표율은 35.2%, 사민당은 34.3%로 격차가 1% 포인트 이내인 박빙의 승부였다.
기민-기사련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보수 우파 정당인 자민당은 이전보다 14석 늘어난 61석(득표율 9.8%)을 얻어 약진했다. 이어 사민당의 전 당수인 오스카 라퐁텐이 6월 당내 좌파를 이끌고 구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과 연합해 결성한 좌파연합이 54석(득표율 8.7%)을 획득했다.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은 이전보다 4석 줄어든 51석(득표율 8.1%)에 그쳐 제5당의 지위로 떨어졌다.
이번 선거 결과 기민-기사련과 사민당이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는데 실패함으로써 독일 정국은 연정 구성이 완료될 때 까지 새 총리가 선출되지 못하는 안개국면에 접어들었다. 기민-기사련과 사민당 모두 좌파연합과는 연정 구성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제3당으로 도약한 자민당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 선거 전에 제기됐던 ‘대연정’시나리오는 슈뢰더 총리가 거부의사를 밝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공식 선거결과는 후보 사망으로 선거가 연기된 드레스덴의 한 지역구에서 10월2일 선거가 끝난 후 발표될 예정이며 본격적인 연정 협상도 그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