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1,000개가 넘는 삼진을 당했어요. 그때마다 인상을 쓰고 배터박스에서 나왔지요. 오늘은 삼진을 먹고도 유쾌하게 걸어 나오는 상상을 해봅니다. 하지만 세게 휘둘러서 홈런을 치고 싶은 욕심입니다”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은퇴경기에 앞서 프리배팅을 하던 한화 장종훈의 한마디다. ‘영원한 4번타자’의 마지막 경기이기에 독수리팬들은 일찍부터 관중석을 메우기 시작, 경기시작 전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다. 모두가 “포에버 35”를 내걸었고 연호했다. ‘기록의 사나이’의 두 아들은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채 각각 시구와 시타를 맡았다.
7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장종훈이 2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을 때 독수리팬들이 기립했다. 상대투수는 기아의 박정태. 장종훈의 얼굴에는 긴장이 역력했다. 파울 볼과 흘려보낸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는 2-0. 박정태가 던진 3구는 바깥쪽 높은 공이었지만 장종훈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프로 통산 1,950경기 출장에 통산 1,354번째 삼진. 마지막까지 기록을 세우며 웃는 얼굴로 덕아웃에 들어간 장종훈은 프로 19시즌동안 경기 출장수, 타수(6,290), 홈런(340개), 루타(3,172), 타점(1,145점), 삼진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은 2타수 무안타로 선수생활을 마감했지만 프로야구에 영원한 족적을 남겼다.
기아는 이용규의 솔로홈런 등으로 8회말까지 6-3 으로 한화에 앞서 갔다. 부산에서 롯데는 손민한의 호투로 LG에 4-2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을 올렸다.
손민한은 7이닝 동안 8안타 2실점으로 시즌 18승(7패1세)째를 따내면서 다승과 방어율(2.46)에서 2관왕을 굳혔다. 현대는 대구에서 1위 삼성을 5-3으로 꺾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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