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람 같은 나그네로 살다가 민들레 씨처럼 가벼운 영혼이 되어서 언젠가는 저 세상으로 날아가야겠다.’
평소 어느 것 하나 남기지 않고 떠나겠다던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영결식이 15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사부대중 3만 여명이 모인 가운데 종단장으로 거행됐다.
영결식은 오전 10시 타종으로 시작해 삼귀의, 영결법요, 행장 소개,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헌화 등의 순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영결식에서는 교구본사 주지 대표 정락 스님, 수좌 대표 혜국 스님, 비구니 대표 명성 스님, 노무현 대통령(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대독), 중앙신도회 김의정 회장권한대행,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가톨릭 김희중 주교, 달라이라마(초펠라 동북아대사 대독) 등 각계 인사의 조사가 낭독됐다.
이 자리에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등 정계 인사와 황우석 교수 등도 참석, 고인을 애도했다.
법장 스님이 결연 후원한 최예슬(13ㆍ서울 효제초 6년) 양은 ‘큰스님에게 올리는 편지’ 낭독을 통해 “아직도 살아 계실 것만 같고 ‘예슬아’ 하고 불러주실 것만 같은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자꾸 날 것만 같았습니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스님의 위패, 영정, 훈장 등은 이날 오후 스님을 배출한 충남 예산 수덕사로 이운돼 봉안됐다. 수덕사는 스님이 주말마다 내려가 수행하던 토굴과 스님이 읽던 책 등 유품을 공개했다.
한편 법장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장기,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서약이 줄을 이어 이날까지 스님 52명과 재가불자 286명이 사후 장기, 시신 기증을 결의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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