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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보름달처럼 꽉찬 추석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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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보름달처럼 꽉찬 추석 무대

입력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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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때다. 마음도, 시간도 풍성해 지는 이 때, 인간과 인간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연극을 통해 탈(脫) 미디어의 여유와 깊이를 누려 보자. 때마침 사랑을 이야기하는 연극 무대가 풍성하다.

체홉 단막극 2편한데 묶어

극단 서울공장 '그 놈, 그 년을 만나다'

‘그 놈, 그 년을 만나다’라니, 극단 서울공장의 패러디 정신은 도를 조금 넘쳤나? 안톤 체홉의 단막극 ‘곰’과 ‘청혼’을 하나로 묶은 무대를 묶었다.

여자의 도리는 정조를 지키는 데 있다고 믿는 미망인이 죽은 남편이 못다 청산한 금전 문제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소동(곰), 청혼하러 갔다가 그 여인과 말다툼을 벌이게 되는 남자(청혼)의 이야기가 잇달아 펼쳐진다. 연출 이도엽, 이재룡 김영준 이은주 등 출연. 10월 3일까지 정보소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ㆍ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02)745-0308

서정과 환상의 동화 나라로

극단 백수광부 '고래가 사는 어항'

가슴이 따뜻해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도 있다. 극단 백수광부의 ‘고래가 사는 어항’은 환상의 공간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커다란 시계가 달린 가로등이 중심인 작은 마을에서 시계 태엽을 감는 나사를 잊어 버려 생각지도 못 한 소동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그 새 마을에는 못 보던 인간들이 나타나고 결국에는 살인 사건까지 벌어진다.

뒤틀린 세계를 구원하는 것은 거지 아저씨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었다. 거기서 희망을 얻은 소년은 힘을 내 가로등을 켜러 간다는 이야기다.

서정적이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엮어낸 연출자 김동현은 작품을 가리켜 “눈을 뜨고 꾸는 꿈”이라고 한다. 원형 바닥의 무대에서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무대 미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모처럼 가족 나들이라도 나가고 싶게 한다.

1999년 서울연극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일본 극작가 기타무라 소오(北村想)가 썼다. 김지성 이현순 장성익 등 출연. 10월 2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4시 30분 7시 30분, 일 3시 6시. (02)745-0308

페미니즘 세계 전파에 한몫

극단 파란 '토킹 위드'

극단 파란의 ‘토킹 위드’는 모성애에 대해 말한다. 자신이 낳게 될 아이가 기형아임을 알면서도 산고를 치르는 임신부, 흉터 때문에 인생의 참의미를 알게 되는 중년의 여인, 명멸하는 램프를 보며 추억들을 떠올리며 삶을 반추하는 노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되짚어 가는 인생의 여정이 잔잔히 스며든다.

1981년 미국에서 초연돼 호응을 얻은 작품으로, 세계에 페미니즘을 전파하는 데 한몫 했던 작품이다. 제인 마틴 작, 김상열 각색ㆍ연출, 김희정 한선희 이승희 등 출연. (02)745-2124 10월 3일까지 상상나눔씨어터.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4시 7시 30분, 일 3시 6시. (02)745-2124

채팅서 만난 20대 사랑 풍속

공연 기획사 이다‘70분간의 연애’

공연 기획사 이다가 만든 ‘70분간의 연애’는 20대 남녀의 사랑 풍속을 보여준다. 완전히 단절돼 있던 남녀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서로를 막연히 그려 가다, 직접 만나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렸다. 채팅으로만 통하다, 오프 라인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우리 시대 사랑법을 풍자한다.

2000년, 2003년 상연돼 매진 사례를 빚는 등 젊은 층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작품이다. 마침내 만난 두 사람이 서로의 입이 찢어져라 빵을 넣어주는 장면은 사랑의 치기를 말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다 헤어진 둘이 서로를 그리워 하며 찢어 먹는 것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이다. 차근호 작, 손정우 연출, 하성광 서은경 출연. 10월 3일까지 화~금 오후 8시, 토ㆍ일 3시 6시 (02)744-7304

다섯쌍 남녀의 5色사랑

극단 오늘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청춘에서 황혼까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사랑의 행태를 모은 극단 오늘의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는 사랑 연극의 종합판이라 할만하다. 1996년 선 보인 이래 9월 들어 500회 공연 기록을 세운 장기 레퍼토리다. 다섯개의 방에 각각 한 쌍의 남녀가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혼자서 여관에 들어 온 한 명 씩의 남녀를 파고 든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남녀 한 쌍이 친구들의 계략으로 여관에 둘만 남게 되면서 묘한 싸움을 한다는 ‘노총각, 노처녀’편이 다음이다.

징그럽도록 함께 살아 온 중년 부부가 시한부 선고를 눈앞에 두고 벌이는 이별 연습을 그린 ‘불치병’, 사고를 저지른 뒤 서울로 도망 온 목포 부부의 걸쭉한 사랑을 그린 ‘전라도 바다 사나이’ 등 에 이어 인생의 마감을 앞두고 다시 만난 첫사랑 커플이 벌이는 풋풋?행색으로 끝을 맺는다.

작ㆍ연출 위성신. 오주석 민충석 진소은 등 출연. 소극장 축제 무기한.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02)741-3934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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