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현대 대북사업 갈등 해결 기미/ 鄭통일 "北조치로 南여론 나빠져" 北설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현대 대북사업 갈등 해결 기미/ 鄭통일 "北조치로 南여론 나빠져" 北설득

입력
2005.09.15 00:00
0 0

정부의 중재로 첨예하게 대립해왔던 현대그룹과 북한간의 갈등이 사실상 봉합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북한이 15일 장관급 회담차 방북중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금강산 관광의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현정은 현대 회장과 이종혁 북한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간 만남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대가 지난달 19일 개인 비리 문제로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대표 이사직을 박탈하자 이에 항의,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객 수를 하루 600명으로 축소해 버렸다.

이후 현 회장측은 북측과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 파트너의 냉대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강경입장을 보여온 북측은 금강산 행사차 방북한 현 회장의 개인 핸드백까지 뒤지며 홀대와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김 부회장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대북사업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며 개성 본관광과 백두산 관광 사전 답사 등 현대의 대북사업 협상에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롯데관광측에 개성관광 실시를 제안하며 현대를 압박하기도 했다.

북측은 현대와 북한 당사자간 만남을 주선한 정 장관에게 “금강산은 고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북과 함께 오랜 과정을 거쳐 개척한 사업이고 김 부회장이 큰 공로를 했다”며 “현대 내부 문제로 금강산 사업이 차질을 빚게 돼 실망했고 현대의 사업의지마저 의심했다”고 밝혔다.

이러던 북한이 현 회장과 현대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북한 당국자인 이 부위원장간의 만남을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이번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책임있는 당사자들이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가졌던 오해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될 것”이라며 “현 회장과 이 부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객 수 확대 및 백두산과 개성 관광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북한이 현대와의 갈등을 풀겠다고 나선 것은 일단 정부의 중재가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정 회장은 현대의 대북사업이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사업’이란 논리로 정부 개입 명분을 만든 뒤 최근 북측의 조치가 남측의 여론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더 이상 현대를 압박할 경우 남한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정서가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해, 정 장관의 설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 회장의 ‘정공법’도 북측이 해법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북측의 행태에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현 회장은 12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 부회장의 복귀는 불가하며 대북사업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듯하다”고 북한에 최후 통첩을 했다.

이는 북측이 계속 억지를 부릴 경우 대북사업을 통째로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돼 북측이 더 이상의 확전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달러가 절실한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수를 줄이면서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현대와의 접점찾기에 나서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현대의 대북사업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현 회장과 이 부위원장간의 만남에서 그 동안 가졌던 오해를 풀고 대북사업을 정상대로 복원시키는 것이 최우선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 김 부회장과 남아 있는 감정의 앙금도 풀어야 한다.

재계 일각에선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김 부회장이 조기에 귀국,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일단 사과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현 회장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대북사업에서 다시 일정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